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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 사망’ 아리셀 대표, 2심서 ‘징역 15년→4년’으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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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4-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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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공장 화재로 23명이 사망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박 대표가 안전관리체계를 일부 구축하고 유가족 전원과 합의한 점을 감형 근거로 들었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이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신현일)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축법 등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됐던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운영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7년에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됐다.
 
1심, 중처법 시행 후 최고 형량인 '징역 15년' 선고
 
아리셀은 삼성SDI의 협력업체인 에스코넥의 하청업체로 리튬 배터리를 생산했다. 2024년 6월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검찰은 사고에 대해 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 ▲반기 1회 이상 유해ㆍ위험 요인 확인 및 개선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높은 구형량인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심은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1심은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박 대표가 매번 중요 업무를 보고받고 특정 사항에 대해서는 직접 지시를 내렸다"며 "명목상 대표가 아닌 실질적인 사업 총괄 책임자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박 대표가 경영책임자임에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은 "박 대표는 매출만 강조하고 근로자 안전에 대한 지시는 하지 않았다"며 "이미 여러 번의 폭발 사고를 경험했음에도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했다.
 
1심은 근로자가 다수 사망한 사건에서 중형을 선고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이다.
 
1심은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축법 위반으로 기소된 박 본부장에게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은 "사고 발생 이틀 전에 폭발 사고가 있었음에도 박 본부장이 안전 점검이나 근로자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박 본부장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근로자 사망으로 이어졌고 박 본부장이 건축법을 위반해 비상구 사용이 어려워져 사고 규모가 커져 징역 15년을 선고한다"고 했다.
 
2심, '안전 체계 구축ㆍ사고 특수성' 고려해 대폭 감형
 
2심도 박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2심은 박 대표가 반기 1회 이상 유해ㆍ위험 요인 확인 및 개선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어느 정도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박 대표가 아리셀 안전보건 업무에 직접 관여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며 "경영책임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유해ㆍ위험 요인 확인 및 개선 의무가 있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가 안전에 관한 경영방침을 설정하고 평가 기준도 마련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형량은 징역 4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2심은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완전히 외면한 건 아니라고 봤다. 2심은 "아리셀이 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위한 컨설팅을 받던 중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박 대표가 안전 문제를 외면하거나 방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화재의 특수성도 고려해 감형을 결정했다. 2심은 "화재가 발생한 리튬 1차전지는 국내외 각종 연구 결과와 현재 기술 수준에 비춰 볼 때 화재 발생을 완벽하게 막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화재가 발생한 전지의 특성, 화재 발생 위치, 화재가 이례적인 속도로 확산됐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아리셀이 사업장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이익 추구에만 몰두했다거나 안전 조치를 완전히 방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은 회사가 피해 유가족 전원과 합의한 점도 감형 사유로 설명했다. 2심은 "회사가 피해자 유가족 전원에게 피해를 변제하고 합의했다"며 "합의한 일부 유가족이 여전히 박 대표의 처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유가족과의 합의를 감형 사유에서 제외하면 향후 회사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소극적으로 할 우려가 있어 감형 사유로 인정한다"고 했다.
 
박 본부장도 징역 7년으로 감형됐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고 판단해 박 대표보다 높은 형이 선고됐다. 2심은 "박 본부장이 피해액 전액을 변제했고 납품한 전지 자체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감형한다"면서도 "박 본부장이 아리셀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해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환경을 구축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 정도가 박 대표보다 무거워 더 높은 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판결 직후 아리셀 피해자 가족 협의회와 대책위원회는 수원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한웅 아리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정부는 산재가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데 재판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재판을 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은 15년도 적다고 울었는데 4년은 말이 되지 않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유가족 측을 대리한 신하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23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도대체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의 합의가 양형에 중요하게 반영됐는데 돈 벌던 사람이 죽어서 어쩔 수 없이 합의한 유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감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노동계도 크게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선고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사람이 죽어도 사후 수습을 하면 책임이 줄어든다는 메시지만을 남긴 최악의 판결"이라며 "생명의 가치를 가볍게 취급한 재판부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법원이 스스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했다"며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과 무죄 판결로 중대재해처벌법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만행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출처 : 이재헌 기자, ‘23명 사망’ 아리셀 대표, 2심서 ‘징역 15년→4년’으로 감형, 월간노동법률, 2026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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