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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7차례 계약갱신 기간제 연구원 해고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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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169회 작성일 22-11-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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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기간제 연구원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뒤집혔다. 다만 법원은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타당하다고 봤다.

7차례 갱신했는데, 정규직 전환 탈락

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기간제 연구원 A씨 등 2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2012~201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에 위촉연구직으로 입사해 7차례 계약을 갱신해 왔다. A씨는 공공연구노조 기초과학연구원지부장으로, B씨는 조합원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기간제 연구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논란이 촉발됐다. 연구원은 2018년부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기간제 직원을 대상으로 전환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A씨 등은 2019년 8월까지 진행된 1~3단계 전환 신청 단계에서 모두 탈락했다.

연구원은 같은해 9월 이들에게 근로계약만료를 통보했다. A씨 등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계약만료가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충남지노위는 “정규직 전환 기대권은 인정되나 전환 거절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부당노동행위도 인정되지 않았다. 중노위도 초심을 유지하자 A씨 등은 2020년 6월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정규직 전환의 절차와 내용 모두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전환 절차에서 △부서장 평가 △직무 면접 평가 △직무 외 면접 평가가 객관성과 합리성,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기간제 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며 부당해고로 판단했다. A씨 등이 담당한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 업무가 한시적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한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중이온가속기 건설 사업(2025년으로 완공예정)은 완료되기 위해서 몇 년간의 시간이 더 필요해 이를 한시적 업무로 보기 어렵다”며 “연구원은 기존에 기간제 근무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이에 A씨 등은 근무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신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법원 “정규직 신청이 계약 미갱신 의사는 아냐”

계약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연구원은 계약직을 매년 평가해 70점 이상이면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다”며 “따라서 이러한 평가를 통과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권을 가지게 됐는데, 계약만료 통보 전에는 통상 시행하던 평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이 정규직 전환 절차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평가 절차 자체를 누락한 갱신거절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연구원이 정규직 전환 절차에서 판단한 것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였을 뿐 계약을 갱신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A씨 등이 정규직 전환 절차를 신청한 것이 전환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계약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아니란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규직 전환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A씨 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서장 평가를 포함한 평가방법은 전환 대상자들에게 공개한 후 의견을 들은 다음 진행돼 절차상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3단계 전환 과정에서 부여한 평가점수가 부당하지 않고, 절차적으로도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A씨 등을 대리한 김덕현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정규직 전환이 거절된 근로자에 대해 적어도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에 따른 적법한 절차가 진행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데에 의미가 있다”며 “정규직 전환 기대권과 기간제 갱신기대권 간의 관계를 명확히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출처 : 2022년 11월 03일 목요일, 매일노동뉴스 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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