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자산 매각 도미노, 고용안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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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호텔들이 잇따라 매각을 추진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호텔업체들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호텔노동지의 고용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래드 호텔 매각 소식
10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 자회사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호텔 자산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현재 △글래드 여의도 호텔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도 제주호텔 3곳을 소유·운영 중이며, 효성그룹의 공덕경우개발이 소유한 글래드 마포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글래드 마포를 제외한 호텔 3곳 인수에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또 일본계 호텔 운영사 소테츠가 글래드 마포에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졌는데, 공덕공유개발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소속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측이 노동자를 배제한 일방적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소속 노동자는 400~450명이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60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레저산업노조 글래드호텔앤리조트지부는 지난해 12월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 앞에서 집회를 열어 “호텔 밀실 매각을 중단하라”며 촉구했다. 당시 서동윤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대표와 매각 관련한 면담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매각 관련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그 후 지난해 4월 회사 대표가 DL그룹 김택중 상근이사로 바뀌면서 노사 대화가 중단됐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호텔업계 특성상 매각 후 고용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계 기업이 주로 호텔을 인수하기 때문이다.
상법상 인수 기업이 글래도호텔앤리조트의 호텔 3곳과 함께 법인을 그대로 인수한다면 기존 고용계약을 승계해야 할 여지가 생기다. 반면 호텔 일부 자산만 양도하는 경우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다만 글래드 호텔은 국내법 적용이 어려운 외국계 투자사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고용승계 기준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글래드 호텔은 싱가포르, 미국 등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고용승계를 요구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 “가치 높을 때 팔자”
노동계 “고용불안, 매각 정보 공개해야”
코로나19 이후 호텔업계의 자산 매각이 늘면서 호텔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호텔업계는 최근 실적회복세를 보이는 양상이지만 역설적으로 자산 가치가 높을 때 호텔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다.
KT는 최근 부동산사업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소유한 △강남구 안다즈 호텔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동대문구 노보텔앰배서더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등 5성급 호텔 등을 매각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호텔 자산 유동화를 통해 신사업 투자금을 확보한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KT에스테이트의 2023년 매출은 1천844억원으로 2021년(1천602억원) 대비 15.1% 증가했다.
앞서 한양학원 자회사 백남관광도 프레지던트 호텔을 매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관광은 코로나19 이후 실적회복세를 보였지만 한양산업개발(HYD한양)의 실적악화로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이 회사는 2023년 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지분법손실액이 230억원 발생하면서 10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 매각에 나선 호텔업체들이 근로관계 승계 등 고용대책을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법인 매각이 아닌 자산 매각의 경우 법적인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탓이다. 실제 2020년 해운대그랜드호텔 매각, 2021년 제주 칼호텔 매각 협상 당시 회사가 고용승계를 거부하면서 노동자가 집단 반발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협의 없는 일방적인 매각은 무책임한 경영이라며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관광레저산업노조 관계자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당할 수 있는 호텔 매각 정보를 회사는 공개하지도 않고 협의 없이 진행한다”며 “회사는 무책임한 밀실 매각을 중단하고 노동자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성실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용준 기자, 호텔업계 자산 매각 도미노, 고용안정 ‘빨간불’, 매일노동뉴스, 2025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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