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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송전탑을 옮기는 공사를 하던 노동자가 감전사한 사건과 관련해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와 도급사인 한국전력공사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 지역본부장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한국전력에는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017년 6월 지장철탑(송전탑) 이설 공사를 발주해 전기설비업체인 B사에 이 사업을 맡겼다.

그런데 같은 해 11월 현장에서 작업하던 B사 소속 노동자가 감전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검찰은 공사 현장 안전보건 책임자인 B사 임원는 물론 한국전력 지역본부장 A씨도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B사와 한국전력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A씨는 '한국전력 본부장으로서 900여명의 직원과 73건의 관내 공사를 모두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은 "이 사고는 원청사인 한국전력이 종합적인 안전관리를 하지 않은 책임이 가장 크다"며 "특히 공사와 관련해 별도의 안전보건 총괄책임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총괄자인 피고인은 안전관리 의무를 사실상 방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숨지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만큼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국전력 본부장 A씨와 사업을 도급받은 B사의 현장 안전 책임자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국전력과 B사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한국전력과 A씨는 항소했으나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출처 : 2022년 04월 20일 수요일, 연합뉴스 정성조 기자